[언론기고] 새로운 질서를 준비해야 할 때
- theseventhkorea
-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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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범죄는 법 앞에, 역사 앞에, 국민 앞에, 민주주의 앞에 용납할 수 없는 광란으로 기록될 것이다. 아무리 버텨도 탄핵의 시계는 돌아간다. 멈출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다.
혼돈과 고통, 절망과 분노의 시간에도 시민들은 희망으로 연대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질기고 강하다. 그것을 쟁취하는 힘, 지속시키는 힘, 회복하는 힘도 질기고 강하다. 겨울이 깊으면 봄이 오는 이치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지금의 고통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갈 에너지가 되어야 한다. 탄핵은 탄핵대로, 내란 처벌은 처벌대로, 정권교체는 정권교체대로 하고 탄핵 너머의 새로운 질서를 준비해야 한다. 탄핵이 반헌법 반민주를 단죄하는 과거의 시간이라면, 대선은 국민의 희망을 회복하는 미래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내란 세력의 참담한 준동은 탄핵 이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은 서로 다른 탄핵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 흐름은 윤석열 지키기가 아니라 보수 붕괴 우려 현상이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탄핵이 가져온 보수 붕괴의 악몽을 피하고 싶은 보수층의 학습효과를 동력으로 악용하고 있다. 윤석열의 내란을 진영 간 내전으로 바꾸려는 반국민적 행위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새해 언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86%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총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 국민의힘 지지층 65%는 있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극단적인 진영 대결 구도다. 정치의 파탄, 상식의 실종이다.
결은 다르지만, 진보층의 탄핵 트라우마 역시 존재한다. 자산 불평등의 구조화와 이로 인한 주거, 의료, 교육, 일자리, 시간 불평등 등 삶의 모든 분야의 양극화에 절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교육으로 성공하는 사회라는 믿음이 소멸했다. 기회와 정의에 대한 요구는 박근혜 탄핵 때보다 더 넓게 형성됐다. 결과적으로 2017년 탄핵 이후 세상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실망이 진보층의 트라우마다.
탄핵 이후의 희망을 만드는 것이 국민의 고통을 치유하는 길이다. 내란 세력의 준동을 막고 새 시대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모아내는 길이다. 탄핵 이후의 대한민국은 기회와 정의, 회복과 성장이 살아 숨 쉬는 더 좋은 나라, 더 나은 세상이라는 믿음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 진보적 다수 연합정치로 새 비전, 새 가치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최근 많은 국민은 법원의 폭력 사태와 이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을 보면서 정치개혁을 절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대구·부산·울산·경남·경북)에선 65석 가운데 60석(92%)을 얻었다. 국민의힘 지역구 국회의원 90명 가운데 영남권 비율이 67%다.
지역 독점 구도가 유지되는 한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아도, 탄핵소추안에 반대해도, 내란 수괴의 체포 영장을 막아서도, 검찰개혁을 거부해도, 다음 총선에서 국회의원직을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극우 정당이 되어 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도 외면할 수 있을 것이다. 경쟁없는 지역 독점 구도를 타파해야 비정상적 정치가 소멸된다.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의 도입이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2025.1.24
일곱번째나라LAB 대표 박광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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