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고] 불평등 공화국을 끝내야 한다
- theseventhkorea
-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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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요동치면서 정치권은 대선 후보와 정당 지지율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 지지율은 오르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약자의 삶의 지표는 끝없이 내려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정당들이 바라봐야 할 것은 지지율이 아니라 자살률, 자영업자 연체율, 청년 취업률, 비정규직 숫자 등 불평등 지표이다.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대한민국도, 더 강한 민주주의도, 더 좋은 성장도 불가능하다.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의 방법론을 한국에 적용하면 부의 축적에서 상속이 기여한 비중이 1990년대 29%에서 2010년대에는 38%로 높아졌다. 우리나라 50대 부자의 절반은 부를 물려받은 상속형 부자이다. 대한민국의 자산은 상위 10%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반면 청년 백수 120만 명 시대다. 취업해도 4명 중 1명꼴로 단시간 노동이다. 부모보다 못 사는 첫 세대로 남을 수 있다. 동시에 부모의 부와 지위를 대물림받은 특정 지역의 학생들이 서울대에 진학할 확률이 높은 경로가 구조화됐다. 양극화와 청년 대공황 시대에 감세 경쟁을 펼치며 2030의 지지율을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부끄러운 일인지 절감해야 한다.
한국사회가 자살률에 둔감해지는 건 심각한 문제이다. 최소한 대선을 준비하는 유력후보들은 자살률에 충격과 공포, 아픔을 느껴야 한다. 자살률이 10만 명당 27.3명으로 치솟았다. 우리나라가 OECD 평균을 높이는 상황이다. 자살은 사회적 죽음이자 절망사다. 국민이 절망에 쓰러지는 것, 딛고 일어설 희망을 포기하는 것, 이것은 정치의 실패다.
빛의 혁명을 거치며 국민들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남태령 민주주의를 성취한 세대는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혁명을 지나 이태원 참사, 내란과 탄핵을 마주했다. 그 과정에서 새 시대를 향한 뜨거운 에너지를 응축했다.
민주당과 야권은 국가란 무엇인가에 응답해야 한다. 만성적인 불공정과 구조적 차별, 무한 경쟁에 따른 적자생존과 승자독식을 깨는 불평등 담론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대한민국의 특권과 기득권을 깨겠다는 담대한 행동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권교체 이상을 바라는 국민의 에너지는 차갑게 식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사회경제적 약자의 희생을 딛고 서 있다. 역대 우리나라 정부 가운데 성장을 외면한 정부는 없었다. 모두 성장 중심 정책을 중시했다. 불평등 해소와 분배를 우선한 정부는 없었다. 불평등 종식이 다음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되어야 할 시기다. 역대 정부가 가보지 않은 새로운 차원의 길로 가야 한다. 그것이 사회통합을 견인하고, 극우 포퓰리즘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
소득, 노동, 주거,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약자가 존엄과 행복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 권력구조 개헌에 앞서 몫이 없는 국민의 몫을 찾아주는 기본권· 사회권 개헌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상병수당 전면 도입과 노동시간 단축, 전국민 사회보험 보장, 재벌 지배구조 개혁과 조세 정의 실현, 토지공개념 도입, 차별금지법 제정, 한국은행이 제안한 대학입시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을 다음 정부의 국정과제로 만들어야 한다.
출발부터 집이 없던 청년은 더 작은 전세, 더 비좁은 월세로 밀려나고 있다. 더는 정부의 정책에서 배제되고 소외받는 ‘잊혀진’ 사람들이 없어야 한다. 불평등엔 악성 이자가 붙는다. 평범한 국민에게만 붙는다. 불평등이 임계점까지 왔다. 우리는 뭐라도 해야 한다.
2025.3.26
일곱번째나라LAB대표 박광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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